해담돈의 흐름
아카이브지표 해설
2026.08.31

연준 순유동성 — 시장의 물높이를 재는 법

"시장에 돈이 풀렸다"는 말은 자주 듣지만, 그 돈이 얼마인지 숫자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. 순유동성(Net Liquidity)은 그걸 한 줄짜리 뺄셈으로 만든 지표다.

순유동성 = 연준 총자산(WALCL) − 재무부 현금계좌(TGA) − 역레포(RRP)
FRED · 주간

세 항의 뜻

연준 총자산(WALCL)은 연준이 채권을 사며 시중에 공급한 돈의 총량이다. 양적완화(QE)면 늘고, 양적긴축(QT)이면 줄어든다. 그런데 연준이 공급한 돈이 전부 시장에 있는 건 아니다. 재무부 현금계좌(TGA)에 정부가 쌓아 둔 현금은 시장 밖에 잠겨 있는 돈이고, 역레포(RRP)는 머니마켓펀드가 연준에 도로 맡겨 둔 돈이라 역시 시장 밖이다. 그래서 총자산에서 이 둘을 빼면, 실제로 금융시장 안을 돌아다니는 달러의 근사치가 나온다.

왜 이 뺄셈이 중요했나

2022년 연준은 QT로 총자산을 줄였다. 그런데 2022년 말부터 2023년에 걸쳐 주식과 크립토는 반등했다. 총자산만 보면 설명이 안 되는 움직임이지만, 순유동성으로 보면 달라진다 — 그 기간 TGA가 소진되고 RRP에서 돈이 빠져나오면서, 뺄셈의 결과인 순유동성은 오히려 늘고 있었다. 연준이 잠그는 와중에도 시장의 물높이는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. 이 지표가 위험자산과 자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온 이유다.

읽는 법

절대 수준보다 방향과 기울기를 본다. 순유동성이 늘어나는 구간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물때로, 줄어드는 구간은 역풍으로 해석돼 왔다. 특히 세 항이 동시에 같은 방향일 때(QT + TGA 적립 + RRP 유입 = 삼중 흡수)와 서로 상쇄될 때를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.

보완 지표 — 은행 지준(WRESBAL). 순유동성은 시장의 관행적 계산식이지 공식 통계가 아니다. "시장에 풀린 달러"의 정통 지표는 은행들이 연준에 쌓아 둔 지급준비금(지준)이며, 대시보드의 '은행 지준 잔액' 카드와 나란히 보면 두 지표가 서로를 검증해 준다.

주의: 상관관계는 인과가 아니다. 금리, 실적, 재정정책 등 다른 힘이 유동성을 압도하는 구간도 얼마든지 있다. 주간 데이터라 시차도 있다. 이 차트는 물때를 보는 도구이지, 매매 신호가 아니다.
이 지표의 상세 데이터 보기 →